온라인 예배의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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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예배의 기독교
  • 김종훈
  • 승인 2020.03.1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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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란(累卵)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 말을 꺼낸 것은 교회가 공예배와 관련해서 그동안 층층이 쌓아 놓았던 모든 가치가 흔들리는 때임을 말하기 위함이다. 교회에서 모이는 예배를 고수하기보다는 가정 예배, 온라인 영상 예배, -오프라인 혼용 예배 등 다양한 방식이 쉴 새 없이 제안되고 확장되어 가는 형국이다.

각 교단들은 총회 단위에서 경쟁적으로 지침을 발표하고, 몇몇 교회들은 독자적이거나 연합으로 어린이 교회학교, 청소년, 청년들을 위한 영상물을 짜내어 매주 제공하고 있고 널리 공유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예배 상황변화에 대응하느라 각 교회들은 가정 예배 자료며 어린이들을 위한 예배 동영상을 찾게 되고, 영상으로 예배할 방법을 강구하게 되었다.

 

교회가 설령 준비되었다 하더라도 성도들이 그것을 함께 향유할 준비가 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항상 모여서 예배하는 주일성수를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평생을 신앙 생활하셨던 분들에게는 대면하여 함께 찬송하고 기도하고 말씀 듣는 것이 가장 적절한 예배의 행태일 것임으로 일시에 그러한 것이 배제된 상태로 오래도록 있게 한 것에 대한 각 교회들의 조바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등 떠밀려 선 자리

이렇게 주일예배나 주 중 목회 활동의 중단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새로운 상황이다. 예배 강행을 주장하는 이들의 설명처럼 ‘6.25 전쟁 때도 한 번도 중단한 적이 없는주일예배가 아니던가? 그런데도 교단총회의 선도적 조치에 따라 우리 교회는 자발적 종교 행위를 축소 중단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따라나섰다. 물론 시청이나 행정기관들의 종교집회를 중단해 달라는 집요한 종용도 한몫을 거들었다.

 

이단신천지가 집단 감염의 발원지가 되고, 비기독교인의 시각에선 별로 구별되지 않는 지역 교회들이 위험의 요소로 주목받는 이 때에, 영상예배를 부득이 진행해야 하는 것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상황의 연속이다. 우리 교회들은 늘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는 순서가 있었는데 눈인사와 묵례로 바뀌었다. 격의 없이 움켜쥐던 손을 못 잡아본 지 오래다. 함께 둘러앉아 식사하며 깔깔 호호 웃던 정다움도 자취를 감췄다. 부흥성회를 앞두고 은혜를 사모하며 특별새벽기도회를 하던 것도 멈췄다. 일상으로 누리던 것들이 다 특별한 것이 되어버린 역전의 시대를 맞이했다.

 

교회의 기본적 사명을 말할 때, 말씀선포(케리그마), 교육(디다케), 친교(코이노니아), 봉사(디아코니아)를 말하였는데, 인터넷 영상 예배로 나누는 친교라니!! 텅 빈 의자를 쳐다보며 온라인 예배를 위한 사회를 보며,= 말씀을 선포하는 그 헛헛한 심상은 세상이 알지 못할 것이다.

 

다시 내디딜 준비

대구경북의 신천지 전수조사가 종결되고 확진자 수가 뚜렷하게 줄어든 변곡점을 보이는 중에 집단 확진 등의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서의 코로나-19 감염병은 어느 정도의 관리와 통제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질병관리본부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이고 전방위적인 노력의 결실이 맺힐 것을 믿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각 교단은 뜻밖의 상황에 직면한 교회가 어떻게 대처할지 비교적 구체적으로 방안을 제시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계층별로 세부적인 대책이 마련되고 교단 내 조직들이 제각각 역할을 하는 모습보다는 교육원이나 현장의 교회들이 따로 방책을 마련하며 얽히다가 이젠 나름 질서를 찾아가는 것 같다.

특히 영상에 민감한 어린이들을 위한 예배 자료들이 이번에 많이 만들어지고 일시적으로 공유되고 있는데 이런 자료들도 사장되지 않고 잘 모여서 교육자료로 지속 활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코로나19 감염병 사태에서 교회들이 영상으로 예배를 준비하고 나눌 수 있는 실력을 쌓게 되었다는 것이 큰 소득이다. 집단 지성을 발휘해서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었고, 공개적이거나(유튜브, 페이스북 라이브 등) 공동체만의 폐쇄적이거나(밴드 라이브방송) 일시적인 필요에 의한 방식(카톡 라이브 톡 등)이거나 상호 소통하는 방식(Zoom)이든 간에 온라인상에서 예배하는 양태가 훈련(경험)되었다는 것이다.

 

 

예배를 드리면 죽인다고 칼이 들어올 때, 목숨을 걸고 예배드리는 것은 신앙입니다.

그러나 예배 모임이 칼이 되어 남들의 목숨을 위태하게 하면, 모이지 않는 것이 신앙입니다.“

우종학 교수(서울대 천문학과)의 페이스북의 글이다. 이는 교회의 공적 영역에서의 윤리와 예배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전 세계적인 유행(팬데믹)을 선언한 코로나19 감염병이지만, 세계가 탄복하듯이 우리나라에서부터 질병의 근원이 치료되고 희망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 특히 그동안 누구도 손댈 수 없었고, 비밀의 화원처럼 존재하던 사이비 세력들이 코로나-19 감염병의 온상이 되는 통에 일거에 본색이 드러나는 놀라운 일을 보았다. 역사 속에서 하나의 일이 다른 일에 또 어떤 상호작용을 일으킬지 예단할 수 없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급박한 상황이 펼쳐지면서 영상예배를 드리도록, 가정 예배로 예배할 수 있도록 등 떠밀려 몇 주간 지냈는데, 우리가 알던바 교회와 교회론과 예배와 예배론도 이 일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대비를 잘할 수 있는 교회이기를 소망한다.

<글은 황등삼광교회 이종덕 목사의 글을 편집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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